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최옥영_대지를 품고 환경을 조각하다, 영은미술관

김종근


김종근의 1분으로 읽는 그림
《최옥영_대지를 품고 환경을 조각하다》展
2024.6.6 - 9.22, 영은미술관



'최옥영_대지를 품고 환경을 조각하다.' 영은미술관 영은홀 전시 


최옥영 작가는 한국의 ‘조각가’로서는 참 별난 작가에 속한다. 오로지 자신의 고집과 철학만으로 작업을 생각하고, 만들고, 완성한다. 
그러기에 팔린다는 것과 상업성이란 것은 끼어들 여지도 상상조차도 모른다. 
오로지 자연, 산과 바다. 그리고 나무와 함께 어떻게 포옹하며 살아갈까를 꿈꾸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환상예술가이다, 내가 아는 한. 
더 구체적으로 조각가라기보다는 마치 설치 예술가가 더 정확하다. 그 험난한 자신만의 작가적 신념과 원칙을 조형적인 언어로 드물게 대지 미술을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조각가의 눈으로 바다를 내려다보는 산과 나무를 예술로써 이룩하고 승화시킨 강릉의 하슬라 미술관, 그리고 영월의 와이파크, 삼척의 대지 예술가 최옥영의 프로젝트, 삼척 문화예술공간의 설립이 그것이다.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자연 속에서 온 마음과 정신을 오로지 그곳에 묻어두길 기원한다.
그 뿌리는 고구려말로 ‘불을 밝히다’라는 뜻의 하슬라 아트월드 미술관에서 폐교 이후 흔적들을 이후에도 소똥과 나무 작업으로 끝까지 이어갔다.
2003년 강릉에 상상도 하기 힘든 하슬라라는 7만5000평에 그의 작업실과 조각공원을 개관한 것이다. 
그 거대한 규모에 산처럼 쌓여있는 작품과 작가의 작업실은 독특하고 강렬했고 거대했다. 
그가 세워놓은 7-8m의 나무로 만든 대형 설치작품들, 실내에 프런트 데스크를 비롯해서 여기저기 자궁을 닮은 형태로 만든 침대까지 동해바다를 한눈에 감싸는 강릉 하슬라의 광활한 영토가 모두 최옥영 작가의 두 번째 “대지의 땅”이었다.  
언젠가 그의 작품들이 누군가에게 팔려 개인에게 소장되는 것이 참 아름다운 일이나 한사람이 독점하는 것에 배 아프고 늘 속상해했던 최옥영.  
예술은 많은 사람과 공유하여야 한다는 참 고집불통 같은 신념에 가장 힘들어했던 사람은 하슬라 관장이자 부인 박신정 대표였다.

그 출발에서 지금 이 순간까지 가장 먼저 예술적 욕망을 느낀 것이 대지이며, 그 땅에 무엇인가 직립하고 싶어 하는 강렬한 야망에 수십 년 불을 지른 모든 땀방울이 영은미술관에 전시된 모든 작품이다.
대지의 작가가 환경을 품은 수백점의 살덩어리 같은 작품들이다
내면적으로는 그가 만든 작품들을 한 개인이 어쩌면 살 수 없도록 대형으로, 혹은 설치 예술을 감행한 매우 불순한(?) 작가의 의도가 거기에 압인처럼 박혀 있다. 
그러나 대지 예술은 언제나 자연에 예술가의 정신과 영혼을 오래 두고 싶어 하는 작가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처럼 최옥영도 그랬다. 마치 대지 예술의 창시자 로버트 스미스슨처럼. 
그들이 산을 쳐다보고 바다를 전망할 수 있게 모든 나무작품의 성지가 <하슬라>이었다. <하슬라>의 설치작품들은 비단 구성이나 길의 형태에서, 테마에서 다양하고 매우 흥미로운 재료의 구조물로 넘쳐난다. 그것은 영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누가 뭐래도 최옥영 작가는 한국의 세계적인 대지 예술가 쟝 크리스토이다. 



김종근 | 미술평론가
1차 출처 컬처램프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