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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난항의 미술품 STO,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KAAAI 이명선


미국의 대표적인 미술품 투자 플랫폼 마스터웍스(Masterworks) 홈페이지


정책적, 구조적, 절차적 문제
금융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신종증권시장은 당초 이달 중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상장이 구체화된 상품이 없는 상태이다. 장내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없는 원인으로는 실물 작품에 대한 소유권 양도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데에 있으며, 신종증권시장에 투자계약증권을 상장하지 못하는 조각 투자사들은 법 개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하다. 이러한 정책적, 절차적, 구조적 문제 이외에도 투자 상품인 기초자산에 대한 적정성의 문제 역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가격의 적정성: 적정가 검증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시한 건전성 요건을 통과하여 승인된 조각 투자 발행사가 첫 번째 기초자산으로 제출한 작품에 대한 가격의 적정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제출했던 투자 이행증권을 자진 취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서로 눈치 보기에 급급했고, 어떻게든 통과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쿠사마 야요이의 펌킨, 소품을 선택하여 최종 통과되었다. 처음 통과된 투자 이행증권을 다음 제출한 발행사에서 고스란히 답습, 가격평가와 부동산 감정평가 회사의 감정평가서가 첨부되어 제출되었고, 통과되었다. 그다음 호도 마찬가지 절차와 구조로 통과되었다. 안타깝게도 미술시장은 그사이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투자자들의 열정도 옅어져 가고 있었다.

투자 타당성: 작품의 시장 경쟁력 검증
절차적 필요성으로 기계적인 검증을 거친 미술품에 대한 객관적인 수익 전망이 필요하지만 여기까지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듯하다. 단순히 가격의 적정성 문제에 머물러서는 투자 상품인 미술품의 투자 적정성을 타진할 수 없다. 작품의 수준, 작가의 시장, 미술시장 여건, 전반적인 경제 여건, 동일 가격대에서 선택 가능한 대체 작품에 대한 분석 등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하는 요건 중 하나이다. 미술품의 상승 여력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선정된 작품의 시장 경쟁력을 분석해야 한다. 조각 투자 발행사의 전문성을 믿고, 조각 투자 발행사가 선정한 가격 평가업체의 가격 적정성을 믿고, 감정평가 회사의 검증을 믿고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 미술품 자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미술품의 가치는 경매 기록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수익 상승 전망을 위해서는 시장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를 모두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에게도 발행사에게도 매력적이지 않은 조각투자 시장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 구조를 만들다 보니 정작 발행사의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기 어려워졌다. 기초자산 발행 금액의 일정 비중을 발행사가 부담해야 한다거나, 발행할 때 수수료의 상한선을 책정했고, 각 발행사의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해야만 성과보수를 기대할 수 있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발행할 때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구조이지만, 현재 구조로는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없다. 결국은 회사 자체의 덩치를 키우고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방향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봉착해 있다.

미술품 투자의 가장 높은 허들 중 하나는 초기 투자 자금이 크다는 데 있다. 조각 투자가 이런 허들을 넘는 사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었고, STO가 장내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면 이 시장의 확장성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컸다. 그래서 조각 투자는 소액 투자가들의 꿈이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하는 난제가 있고,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기대하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무엇보다도 국내보다 훨씬 앞선 미술품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서구의 주요 미술시장에서 왜 미술품 STO 시장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면 이 신종증권시장의 확장성에 대한 기대는 그저 막연한 기대 심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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