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식은 나의 주변에서 일관된 느낌을 가지는 것들 앞에서 흥미를 가진다. 그 일관된 느낌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현실이라는 것으로부터 받는 느낌이다. 그 현실로부터 내가 가지는 느낌은 이를테면 내가 먼 도시의 평화로운 풍경 앞에 있을 때 그 풍경의 평화로움이나 서정적인 느낌과 개체의 치열하고 잔혹하며 냉정한 현실이 공존함을 인식할 때 생기는 느낌 같은 것이다. 이 같은 한 풍경이라는 대상에 대립적인 요소가 공존하고 있는, 평온함 속에 내제된 본능의 잔혹성과 순리의 어쩔 수 없음을 발견할 때 나는 그것들로부터 현실적 느낌을 받는다. 너무나도 화창한 봄날 방에서 고통 받으며 죽어 가는 가족의 곁에 있을 때나 조금 전 마당을 걸어 다니던 닭이 백숙이 되어 저녁에 올라 올 때 나는 현실성의 느낌을 강하게 느낀다. 내가 그것들을 느끼는 것은 풍경이기도 하며 어떠한 관계이기도 하며 대상자체가 되기도 한다. 그런 느낌이 포착되는 것들이 나의 회화적 대상이 된다.”
아티스트가 일반인보다 훨씬 많이 부여받은 재능은 다름 아닌 ‘발견’이다. ‘나만의 발견’을 ‘나만의 표현’으로 담고, 마지막으로 ‘소통의 운’이 따라준다면 비로소 예술가의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작가라면 자신의 작품이 얼마나 비싼 가격에 팔리느냐보다 스스로 얼마나 만족스럽게 제작되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절대 자본에 휘둘리는 현대 미술은 발견과 표현이 숙성되기도 채 전에 스타덤에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관객 역시 비싼 작품에 괜스레 주눅 들고 의아해하지 않고, ‘발견’이 참신한 작품을 꾸준히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문성식 작가는 2010년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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