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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조인호 / 먹의 자신감은 밀도의 완성에서 비롯된다

강철

얼굴 있는 풍경(82)

“산수화는 자연이라는 소재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 자연과 사회에 대한 화가의 이해방식이나 태도, 관념이나 철학이 투영된 지적인 결과의 산물이다. 산수화는 당대의 보편적인 사회상과 관념을 투영하며 발전해 왔다. 따라서 산수화의 현대적 모색 혹은 산수화의 현대화라는 명제는 산수 또는 자연이라는 소재에 동시대의 보편적 가치를 조형적으로 담아낼 것인가라는 문제로 환원된다. 오늘날 우리는 자본주의와 물질로 구조화된 사회에 함몰되어 ‘진정한 자아’를 잊고 살아가고 있다. 산수 혹은 자연에서 수많은 존재들과 교감하고 상호 교류할 때, 사회에 의해 강요된 존재에서 벗어나 본연의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여, 강요된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산수화는 존재에 대한 사유이자 삶에 대한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며 다양한 시각이 통합되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사회 - 작품에 존재하는 ‘다시점’과 ‘이동시점’이 만들어내는 산수의 움직임은, 산수라는 소재에 투영된 동시대의 사회상이라 할 수 있다. 이성의 부재와 감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자극적인 예술품들 사이에서 본인의 작품이 감상자에게 사유(思惟)와 삶에 대한 반추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작가의 생각



조인호 수묵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다시점’의 연출은 다소 왜곡이 심한 편이다. 그러나 좀처럼 산만하지도 부자연스럽지도 않은 이유는 ‘먹에 대한 자신감’이다.

이는 마치 중력처럼 강력한 통일을 이루고 있는데, 힘의 원인은 각 시점마다 ‘밀도의 완성’에서 비롯된다. 수묵화는 작업 속성상 수정이 어렵거니와 ‘객관적 에너지’를 쏟아 ‘객관적 기본기’를 쌓아야 하는 노력의 장르이다. 그러니까 ‘다시점’이란 대단치 않은 아이디어도 웬만한 ‘기본기’가 없으면 소화하기 힘든 것이다. 마치 영화배우에 비유하자면 ‘기본 연기력’이 탄탄해야 ‘다양한 연기’가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수묵화는 그 속성상 현란한 컬러와 기발한 연출이 쉽지 않은데, 변화무쌍한 현대미술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중국(中國)이 자본의 중심, 예술의 중심이 되는 즈음, 수묵화는 대단한 재조명을 받으리라 예상한다. 먹에 대한 작가의 자신감이 또 다른 아이디어와 만나 끊임없는 창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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