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여자를 묘사하는 일이 매우 드물었다. 미인도나 여인의 초상은 손꼽을 정도로 희귀하다. 남존여비사상이나 가부장제도의 원인이 크겠으나 혹시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여자를 묘사하기를 두려워 한 것은 아니었는지... 임윤지당은 학문이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조선 전통사회에서 성리학을 통해 성인(聖人)이 되려고 했던 학자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딱딱하고 무거운 관습의 사회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거역한다는 것은 진정한 용기가 아닌가싶다. 자아 정체성의 실현을 통한 자유. 그림을 통해 그 정신과 영혼을 던지고 싶다.”
- 작가의 생각 무엇을 해도 역시 남자가 여자보다는 제대로 한다라는 말. 그 놀라운 거짓말이 유독 우리 사회에서만 통하고 있지 않을까. 우리 보다 계몽된 사회는 어딜 봐도 여성과 남성의 힘의 균형이 역시 조화롭다. 엄존하는 난공불락의 남녀차별과 여성에게 불리하기만한 유교적 인습, 한국의 여성은 혁명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금방 체념하고 잘? 살고 있다. 선조들도 그랬듯 ‘순응’이 ‘미덕’일까. 역사 왜곡은 ‘힘의 논리’이기 때문에 이 땅에도 분명 존재한다. 남성들이 편집한 역사를 접고 숨겨진 한국 여성사를 ‘제대로’ 공부해보자. 왜냐하면 힘의 균형이 사회의 균형으로 직결되고, 그래야만 모두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고로 과거의 여성을 밝힐수록 이 땅은 점점 밝아진다.
※ 이순종 작가는 현재 서울올림픽공원내 페이퍼테이너뮤지엄에서 ‘여자를 밝히다’라는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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