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고 평범해서 돌아보지 않았던 한 그루 나무가 어느 순간 나를 붙잡고 무엇인가 말하려는 듯 보내오는 이끌림의 신호로부터 비롯되었다. 거의 자동적으로 기 현상을 사진화하고자 하였는데 그 때 사진으로 재현까지의 과정이 사진행위(寫眞行爲)로 간주된다. 나는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우화적으로 그려내고 이렇게 그려진 행위를 다시 사진으로 재현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진행위 과정에 대한 재현은 이 행위를 극화시키는 캔버스의 설치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렇게 극화된 행위는 다시금 사진으로 재현되어 기 일체 구성을 또한 사진행위화하고 있다. 이러한 설정은 사진행위를 사진행위로 규정지을 수 있도록 하는 극화된 행위를 다시 사진으로 재현하여 기 행위의 매체성을 확인하고 전자의 행위 주체와 후자의 행위 주체 간을 부등가화, 등가화함으로써 사진행위의 제 문제를 환기시키고 있다.”
- 작가의 생각 물신(物神)에 휘둘려 살아가는 대중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예술가의 고매함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고급 마이너리티 정서는 감성보다 이성에 주로 호소하는데, 개념 미술이 그러하다. 그 시각 철학이 캔버스에 배설되지 않고 인화지로 투사될 때, 그것은 분명 책임 있는 모습이다. 고난도 두뇌 프로세스를 거쳐 해결한 퍼즐이 막상 허무하더라도, 타협이 미덕인 풍토에서 나 홀로 돌을 던지는 열정과 용기를, 나무가 나무임을 약속할 수 있는 ‘사진’을 매개로 전달하고자한다면, 아직까지는 지켜볼만하지 않을까. 사진 한 장이 때로는 두꺼운 철학책보다 영향을 준 기억이 있다면 더더욱 말이다.
※ 이명호 작가는 6월 갤러리팩토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